국립공원위원회의 흑산도 공항 심의가 부결되어 상쾌한 마음으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공기를 마시고 싶었습니다. 회원들과 기쁨을 나누면서 말이죠. 9월로 미뤄진 심의에 조금은 무거운 마음을 안고 통영항으로 향했습니다. 반가운 얼굴들을 마주하니 마음의 시름이 조금 덜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올해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이 지정된 지
 50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를 기념하며 우리는 몹시도 뜨거웠던 지난 21-22일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이번 걸음엔 무려 24명의 회원들이 함께 했습니다!! 몇 번이고 숙소를 살피고 일찍이 일정을 기획해주신 이미정팀장님의 부지런함으로 풍성해진 걷기예찬이었습니다.

통영항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싶었는데 걷기예찬에서도 몇 번 걸음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 예상은 했지만 놀랍게 무더운 남쪽의 날씨였습니다. 하지만 푸른 바다와 초록 산이 보여 그런지 서울의 빌딩숲에서 느끼는 더위와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통영항에서 여러 팀이 반갑게 만났습니다
. 전날 머문팀, 서울팀, 창원팀, 익산팀, 바다네까지. 인원이 많다보니 배표를 사는 데만도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통영에서 배를 타고 3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한산도는 이순신장군 최대 전승지인 한산대첩을 이룬 곳입니다. 그 한산도에서 우리의 첫날은 시작되었습니다.

한산도항에 도착하니 바로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가 보입니다. 사무소의 배려로 무거운 짐은 남겨두고 망산으로 들었습니다해설사의 안내가 함께 하는 걸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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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걸음에 앞서 몸을 풀고 있는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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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으로 향하는 중간.. 이미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풍경이 떡~하니 ^^

길은 험하지 않았으나 더운 날씨와 험하지 않아 오히려 지루하고 길게 느껴질 수도 있는 7.2km의 길이었습니.
하지만 이름 그대로 걷기예찬하는 우리들은 물을 연신 마시며 걸음을 이어갔고 그런 우리에게 바다가, 산이, 갓 태어난 고라니가 아름답고 건강한 자연의 선물을 안겨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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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예찬 오랜 회원인 바다네. 꾸밈없는 목소리의 바다 노래를 직접 들어봐야 했는..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이는 바다에게 부탁할 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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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사세요~ ^^ 황희선 회원의 웃음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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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의 비하인드스토리... 김동필회원: 우리 좀 이쁘게 찍어줘봐바요. (셀카장인이신)홍성철회원: .. .. 아 네... (당황하지않고 화면모드 전화하며)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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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식회원의 각선미란.. :p 뒤편에 계신 회원들 표정 보세요. 활짝. 아마.. 해설사분이 ‘난중일기의 유래를 이야기해주신 후인 듯하네요..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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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산 정상에서 땀을 식히며 모두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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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산 정상에서 바라본 경관.. 멋졌습니다.

5시간에 가까운 산행을 마치고 펜션에 짐을 풀었습니다.
조금은 아쉬운 회접시를 마주하며.. 어찌됐건 주인아저씨의 자부심 가득한 저녁상을 비웠습니다.
대단한 체력의 우리 회원들... 몽돌해변의 밤을 그냥 놓아줄 수 없었나 봅니다. 해변에 돗자리를 깔고 하늘의 별과 달을, 그리고 깊은 바다를 바라보며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둘째 날, 일찍이 새벽산책을 나섰습니다. 한산사를 들러 예곡마을까지. 마을 곳곳의 벽화도 구경하고 내려다보이는 바다에 다시금 감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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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곡사에서 마을로 내려가는 길 마주한 바다와 산과 하늘과... 우와

숙소로 돌아가는 길은 버스를 이용했습니다. 운 좋게 우리들만 승차하게 되어 다함께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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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들이 너무 좋죠? 최중기대표님이 너무 앞에 계셨다는 아쉬움 살짝 남기며. 우리들의 전세 버스 안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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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앞 몽돌해변
.. 발이 아파 신나는 물놀이는 찰나였다는 소문입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누군가는 휴식을 누군가는 물놀이를 하며 여유를 즐겼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짐을 꾸려 마지막 행선지인 제승당으로 향했습니다. 전날 망산을 함께 걸었던 해설사 분이 제승당의 이곳저곳을 안내해주셨습니다.

다시 배를 타고 통영항으로 향하자니
 뭔가 현실로 돌아가는 것 같은 기분에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헤어져 몇몇은 커피를, 몇몇은 시장을 둘러보며 남쪽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했습니다.

실은 이번 걸음을 시작할 때에 심신이 지쳐서 조금 망설이다, 많은 분들이 온다는 생각에 보고 싶어졌습니. 그런 생각이 들면서 기뻤습니다.
보고싶은 누군가가 마음에 들어온다는 건 특별한 일이니까요~

매해 이렇게 무더운 여름이 된다면 걷기예찬의 여름방학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하는 것은 아닌지 서울에 도착해 농담처럼 이야기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무더위 속에서 우리는 웃고, 덥고, 걸었습니다. 지나고 나면 많은 일들이 추억이 되듯 더위의 순간 짜증났던 마음 따잊히고 파란 바다와 초록의 산과 하늘과 구름을 보며 느낀 벅참만 기억될 것 같습니다.

다음 달은 더 덥겠죠
? 섬은 더 더울 거 같아 연이은 한려해상국립공원 걸음 계획을 조금 수정했습니다. 우리는 지리산국립공원으로 향합니다. 물론 덥겠죠 지리산도. 함께 모여 더위 따위 날려버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