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지리산국립공원은 우리 모두의 사랑을 받는 곳인가 봅니다. 이번 6월 걷기예찬은 20명이 넘는 분들이 함께 했습니다.
오랜만에 뵙는 걷기예찬 멤버들, 처음으로 걷기예찬에 걸음해주신 국시모 회원들, 알음알음 찾아주신 처음 뵙는 분들까지 그득하게 모였습니다.
일찍이 모인 분들은 인월에서 장항마을 지리산둘레길을 걸으셨습니다. 시멘트길이 못내 아쉬웠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에 마냥 즐거우셨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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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이런 멋진 나무도 만났군요.

점심 후 6월 공식적 걸음을 위해 실상사 앞에서 모두 모였습니다.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가는 분을 배웅하고 다시 길을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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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사 앞에서 모두 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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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마을에서 온 회원들과 만나 바래봉 방향으로 향합니다.


시멘트 길에 지루해질 즈음 반가운 흙길도 마주하며 발을 좀 쉬어주기도 하고 또 힘들게 오르락 내리락 하기도 하며 팔랑마을로 걸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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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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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이 하늘을 쳐다보고 누워있는 형상으로 되어 있어 곰재라고 불리게 되었다는 명당에 왔습니다.
경주 최씨 후손들의 발복을 위해 이곳에 묘를 써 자손들이 번창했다고 합니다.
묘옆 소나무가 유난히 크고 품위 있어 곰의 형상을 비유하여 곰솔이라 부르게 되었고 언제부터인가 지나던 사람들이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소원성취의 곰솔이 되었다고...
나무를 올려다 보면 소원을 빌고있는 회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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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그릇같은 신기한 거미줄~

팔랑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이름이 참 이쁘죠?
지리산 해발 700m 지대에 위치한 산촌 마을인 팔랑마을 뒤로는 전북 남원시 인월면과 경남 함양군 경계 지점에 위치한 팔랑재가 있으며 우리가 둘째 날 향했던 바래봉으로 연결됩니다.
여기서 한 번 더 가야할 분들과는 아쉬움을, 새로이 합류하신 분과는 반가움을 나누며 민박집에 짐을 풀었습니다.
좋은 곳에서 지내서일까.. 피부가 매끈하신 주인 남매의 준비로 맛있는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이어 실력이 일취월장하신 양경자회원의 피리연주(바다아부지 표현ㅎㅎ) 와 회원들의 수다수다.
그리고 별과 달보다 빛났던 하권목님의 레크레이션(!!)까지 ^^
늦게 잠자리에 드신 회원들은 멋지게 캠프파이어까지 했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개운하고 누군가는 조금 뻐근하게 잠에서 깨어 다시금 길을 나섰습니다, 바래봉으로.
확실히 지리산은 설악산, 북한산보다 연하고 부드러운 느낌입니다. 오르막이야 안 힘들 수 없겠지만 견딜만한 길들이었습니다. 주변의 꽃과 풀과 물을 보면 더욱더 그렇고요.
바래봉에 가까워질 무렵, 길 양옆으로 초록이 가득한 길 어딘가.. 나무냄새, 풀냄새가 굉장합니다. 전 날 비가 온 것도 아닐텐데... 여태껏 지리산을 와 본 중 가장 강렬했던 초록의 향!
회원들 모두 짙은 향을 맡았다고 하는 거 보면 제 기분 탓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직도 코끝에 향이 남아있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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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여기였습니다. 바래봉으로 향하던 길.. 짙은 향이 가득했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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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래봉이 가까워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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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래봉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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얏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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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래봉에서 바라본 지리산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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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팔랑마을로 내려가기 전 다 함께

끌어주고 밀어주며 바래봉에 도착했고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팔랑마을로 향했습니다.
내려가는 길은 무릎을 더 힘들게 합니다. 천천히 걸어야지 하다가도 걷다보면 성큼성큼 걷게 되는.. 황희선회원 쫓아 천천히 겸손하게 걷는 법을 배워야겠다는 생각 다시 한 번 하며 무릎에 사과했습니다.

숙소에서 짐을 꾸려 마지막 장소로 출발했습니다
.

1403년 행호조사가 창건한 해인사 말사인 금대암
. 금대암 암자 뒤 바위에 올라앉았습니다. 바래봉에서 바라 본 지리산의 이곳저곳은 까맣게 잊을 만큼 금대암에서 조망하는 지리산이란.. 주민숙회원의 얘기처럼 훨~ 날아갈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길쭉하니 서있는 전나무도 인상적이었고요.
송현섭회원의 보시로 우리 모두 뜨끈한 커피 한 잔 씩 하며 쉬었습니다.
이원식회원이 우리 모두의 행복을 기원하며 읊어주신 불경은 우리에게 행운을 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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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에서 지리산을 바라보다 반갑게 웃어주는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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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대암에서 바라보는 지리산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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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대암 입구에 길쭉이 있는 전나무는 500살이 넘었다고 합니다. 현존하는 전나무 중 가장 크고 오래된 것이라고요.
'잘 있느냐 금대암아, 송하문이 옛 같구나, 송풍에 맑은 꿈 깨어, 잠꼬대를 하는도다.' - 조선 성종 때의 문인 유호인의 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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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대암에서 바이바이

이번 걸음 역시 이틀 동안 알차게 푸르게 다녔습니다. 스무명이 넘는 사람이 함께 무리지어 다닌다는 건 모이는 것도 얘기하는 것도 흩어지는 것도 모두모두 녹록치 않습니다. 큰 어려움 없이 일정이 흐를 수 있었던 건 늘 준비에 애써주시는 이미정 팀장님과 서로 서로 배려하고 조심하는 마음들 덕분이겠지요? 사람의 향기 또한 구수했던 6월의 걷기예찬이었습니다.

우리가 지리산에 들어 초록의 향으로 행복했던 만큼 우리들의 향기가 적어도 자연에 불편을 주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
....도 해봅니다. ^^

매우 뜨거울
7
걷기예찬은 시원한 바다 곁으로 갑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