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방통위, 업무추진비 사적유용’ KBS 이사들에


단호한 태도로 임해야


: ‘공정방송 사수’ KBS 파업 100일을 맞아


 


KBS 구성원들이 파업에 돌입한 지 100일을 맞았다. KBS 역사상 최장기 파업(2012년도 95)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방통위가 강규형 이사에 대한 해임 건의 사전 예고를 통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KBS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공정방송 사수를 앞세워 파업에 돌입한 지 오늘(12) 100일을 맞았다. 공영방송 KBS 역사상 이렇게 오랜 기간 파업이 진행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 시간 KBS 구성원들은 추운 겨울 광화문에서 시민들을 만나며 ‘24시간 이어 말하기를 진행하고 있다. 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과 성재호 KBS본부장은 KBS 사태 해결을 위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 가운데, KBS1·2는 각각 646점과 641점을 받아 재허가 기준 점수인 650점을 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감사원은 일찌감치 KBS이사들의 업무추진비 사적유용을 밝히고 징계를 요청한 바 있다. 현재 KBS의 상황은 이렇게 어둡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 고대영 사장과 최고의결기구인 이사회 수장인 이인호 이사장은 강 건너 불구경 보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편향’ KBS보도를 양산한 대가로 박근혜 정부로부터 공로를 인정받아 사장직에 오른 인물이 고대영 씨이다. 이인호 이사장 역시 직무를 넘어 뉴라이트역사관으로 프로그램에 직접적으로 개입해 KBS를 망친 장본인이다. 무엇보다 재허가 심사 결과는 그들이 사퇴해야할 마땅한 이유를 보여준다.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가 재허가 심사에서 기준점에 미달했다는 점 그 자체만으로도 심각한 사태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방통위는 강규형 이사에 대한 해임 건의를 사전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규형 이사는 감사원 감사 결과, 집행된 23981000원의 업무추진비 중 사적용도 등 집행금지 위반으로 3273000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적용도 의심 용도집행 및 직무관련성 미소명금액도 13818000원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17091000(사용액의 71.27%)이 부적절하게 사용됐다는 의미다. 그 자체로도 스스로 직을 내려놓는 게 맞았다. 그런 점에서 강규형 이사 해임과 관련한 방통위 한 고위공직자의 정부 기관인 감사원이 이런 조치를 통보(해임 언급을)했을 때 방통위가 이에 반하는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한겨레 보도)는 발언은 유감이다. 해당 발언은 방송통신위원회라는 기관의 권위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처사다.


 


국민들이 낸 수신료를 공영방송 이사들이 사적으로 유용했다면 그것은 시청자들에 대한 명백한 배임혐의다. 방통위는 관리감독기관으로서 KBS 이사들에 어떻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건 분명하고 단호한 태도다. 그리고 그 결정에 책임을 지는 게 맞다. 이번 사태가 벌어진 근본적인 원인과 개선책을 찾는 게 그 첫 번째일 것이다. 공영방송 임원들의 업무추진비가 왜 비공개로 집행되어야 하는지 물음에 답해야 한다. 그렇게 공영방송 이사들이 어떤 무게감으로 그 직에 임해야 하는지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만 뒤탈이 없을 것이다.


 


현재 KBS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속은 타들어간다. KBS 구성원들은 추운 날씨에도 참담한 마음으로 광화문 마이크 앞에 서고 있다.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정확한 판단과 단호한 태도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모두 제자리에서 책임지는 자세다. KBS구성원들은 보도를 비롯한 프로그램으로 장기간 파업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 시민사회 역시 마찬가지다. 방통위의 판단과는 별개로 국민들이 낸 세금을 사적유용한 KBS 이사들에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를 시작으로 KBS가 더 나은 공영방송으로 발전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진정 KBS정상화의 발판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20171212


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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