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대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관심과 기대가 높은 가운데, 한국마사회에서는 정규직 전환은커녕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되고 있다. 전국공공운수노조는 10월 17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노동자를 해고한 한국마사회를 규탄하는 한편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촉구했다. 장외지사 운영매니저에 대한 해고 사태로 인한 것이다.

 

한국마사회 장외지사(렛츠런 문화공감센터)에서 일하는 운영매니저는 마사회가 비경마일에 운영하는 각종 강좌(요가, 노래교실, 헬스, 탁구 등)의 전체 관리업무를 맡고 있다. 2015년부터 일해온 운영매니저는 마사회와 파견업체의 계약기간 연장에도 불구하고, 파견법상 고용의제로 인해 계약해지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 해고 공지문 내용

 

 

한국마사회는 비정규직이 비율이 80%가 넘는 대표적인 공공기관(공기업)이다. 직접고용 비정규직 외에도 1711명의 간접고용노동자(용역 1638명, 파견73명)가 있고, 순차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마사회는 특별실태조사 결과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고, 정규직 전환을 위한 노사전문가 협의기구조차 구성하지도 않았다. 모든 것을 협의기구에서 논의하자고 하면서도 사실 그 논의 속도는 지지부진하기 그지 없다.

 

 

 

 

마사회는 계약만료조치를 하되, 향후 구성될 노사전문가 협의기구에서 정규직 전환 여부 등의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말은 다시 말하면, 언제 꾸려질 지도 모르는 협의기구에서, 본인이 대상에서 제외될 지도 모르는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 일단 해고할테니 집에서 기다리라는 말이다. 역지사지 해본 적 있는가? 상시지속업무에 2년이상 고용이라면 해고가 아니라 정규직 전환 논의와 무관하게 즉각 직접고용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고용노동부조차 현 상황에 대해서 근로계약 만료보다는 전환 결정이 있기 전까지 당사자 동의하에 계약기간을 정한 기간제 고용이 좋은 방법이라고 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최인 문화공감센터 의정부지사 운영매니저는 “어제, 문자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해고되기 직전까지 많은 요구사항과 책임을 운운하며 축제를 비롯한 큰 업무를 맡겼는데 국가 정책 기조와 반한 마사회의 인사 정책에 무한한 실망을 느낀다”며 “매뉴얼도 없던 문화센터가 정착될 수 있도록 피와 땀으로 일했는데 토사구팽당했다”고 토로했다. 최 운영매니저는 “전국 27개 지사 중 7명에겐 계약 해지 통보를 하고 기간이 남은 노동자들에겐 곧 없어질 용산으로 발령을 내거나, 자택과 2시간 거리에 있는 곳에 배치했다”며 “자발적인 퇴사를 만들려는 수작”이라고 일갈했다.

 

 

 

 

한국마사회는 정규직 전환 관련하여 정규직화 지원 전략기관으로 지정되어 컨설팅팀도 배정되어 있는 만큼 다른 기관보다 모범적인 정규직 전환 사례를 만들 책임이 있다. 또한 한국마사회 외에도 다른 기관에서도 유사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결국 당사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파견법과 기간제법에 의해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해고가 발생한 만큼 정부에게도 책임이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마사회의 즉각적인 해고 철회와 정규직 전환 논의 진행을 요구하고 정부의 제대로된 관리감독과 실효성 있는 조치 시행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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