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관용차 타고 이승만 기념식 가는 게 KBS이사장 업무인가


: 이인호 이사장의 관용차 사적유용 의혹에 대하여


 


KBS 이인호 이사장이 500여 차례에 걸쳐 관용차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예고된 사고다. 이인호 이사장에 대한 관용차 사적 유용 의혹은 2015년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또한 EBS 이춘호 전 이사장 또한 감사원에 적발돼 문제가 됐던 사안이다. 문제는 공영방송 이사회의 불투명 운영에 있다는 말이다.


 


KBS이사회는 국민들이 낸 수신료로 운영됨에도 불구하고 자주 불투명논란에 휩싸여왔다. KBS이사회는 20155월 법개정에도 불구하고 회의 속기록을 홈페이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2015년은 KBS ‘불투명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던 해이기도 하다. 당시 이인호 이사장은 사적인 해외출장을 수신료로 다녀왔다는 공금유용 의혹이 제기됐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전 의원은 이인호 이사장의 공금유용 의혹 관련 검증자료와 함께 법인카드 사용 내역, 관용차 차량운행기록 등을 요청했지만 불응한 쪽은 KBS였다. 우리는 당시 KBS의 궤변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이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는 이사장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사생활까지 침해할 수 있는 개인 정보가 상당 부분 포함돼 있어 자세한 내역까지는 제공이 어렵다는 답변이 그것이다. 결국, 이번에 다시 터진 이인호 이사장에 대한 관용차 사적유용 의혹은 예견된 사고였다는 말이다.


 


이인호 이사장은 KBS본부(본부장 성재호)가 공개한 녹취록에서 이사장의 업무와 대외적인 위상이라든가 이사장으로서의 체면 등 여러 가지 지키자는 의미에서 타고 다녔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수신료를 꼬박꼬박 내는 국민들의 입장에서 대외적 위상’, ‘체면때문이라는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KBS는 방송광고의 축소와 종편 개국 등 다매체 시대로 들어서면서 경영상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수신료 인상안 또한 여러 차례 제출됐지만 자동폐기 되면서 제작비 절감이라는 고육지책으로 연명해오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KBS 경영관리감독 최고의사의결 기구인 이사회 수장이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의 돈을 제멋대로 쓰고 있다는 걸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이인호 이사장이 진정 관용차 사적유용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면 그 자체로 KBS이사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


 


KBS 또한 이 같은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인호 이사장 또한 녹취록에서 관용차 사적유용의 문제와 관련해 ‘KBS 체제에서 조금 루스하게 운영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KBS 경영진은 그동안 코드에 맞는 이사회를 두둔만 해왔지 이미 예견돼왔던 문제를 해결할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오히려 국회의 관리감독 권한을 무력화시키는 데 앞장서면서 문제를 키워왔던 장본인이다.


 


언론연대는 앞서 KBS 고대영-이인호 이사장에 다음과 같이 경고해왔다. 법적으로 주어진 책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때에는 임기보장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게 그것이다. 이제 KBS 그리고 KBS이사회는 더 이상 침묵이 아닌 책임을 져야 한다. KBS는 다시 제기된 이인호 이사장의 관용차 사적유용에 묵인해왔던 책임을 지고 그에 따른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 이인호 이사장은 KBS이사장의 권위는 수신료로 주어지는 관용차(제네시스) 타고 이승만 박사 탄신 기념식에 참석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2017822


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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