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개선은 '돈'이다"
제가 그를 지지하는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연설하기에는 복잡해 글로 말씀드립니다.
 
문재인 후보는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진전시켜, 대한민국 경제를 발전시키고, 민족의 번영을 성취하겠다" 공약했습니다.
 
엇그제 언론을 보니, 대한민국의 3/4분기 성장율이 0.1%로 장기불황국면에 들어섰답니다. 우린 수출로 먹고 사는데, 유럽이 흔들리고, 중국이 저성장에 들어선 구조의 문제라 더 심각하죠. 걱정됩니다. 신성장동력을 찾아야 합니다.
 
 
마지막 탈출구는 남북관계의 개선입니다.
 
남북의 철도, 도로를 연결해 '섬나라'를 벗어나 물류의 이점을 누려야 합니다.
 
지금 부산에서 생산된 물건이 북경에 도착하는데 45일 걸립니다. KTX를 연결하면 수송은 단 하루면 됩니다. 우리 경제의 경쟁력이 얼마나 높아지겠습니까?
 
남의 자본, 기술과 북의 지하자원, 노동력의 결합이 절실합니다.
 
노동집약 중소기업은 싼 임금 찾아 동남아로 중국으로 나갔다가 되돌아오고 있지요. 개성공단은 현재 임금 월 120불, 우리 돈 12만원으로 남의 1/10도 안되죠. 연간 북에 임금 5천만불 지불하고 약 5억불(추산) 제품을 만들어 옵니다. '퍼오기' 아닙니까?
 
개성공단을 계약대로 100만평까지 확장하고 관계 진전에 따라 새로운 공단도 형성한다면 우리 중소기업에 활로가 열릴 것입니다.
 
북에는 현재가치 1경 1천조원 어치 지하자원이 매장돼 있습니다.
 
최근엔 원유매장(추정량 1조원) 가능성도 높아졌습니다, 전자산업의 목숨줄 '희토류'는 매장량 세계 2위입니다. 2007년 10.4선언 때 일부 광산 공동개발에 합의했으나, 새누리정권 들어와 관계 단절되면서, 그 채굴권이 차례로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ADB+남+북이 북의 SOC에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식으로 참여하면 줄부도에 빠진 건설업체에 일감도 만들어지고, 지하자원 개발 후 수송도 수월해지겠지요.
 
안보를 철저히 하되, 경제, 문화교류를 확대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참고로 참여정부 5년 동안, 남북의 군사적 충돌에 의한 인명 피해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남북관계가 단절되고 그 기간이 길어지면 북의 중국예속도는 깊어만 갑니다.
 
북이 중국의 동북3성 공동경제권으로 편입돼 가고 있습니다. 헌법에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부속도서로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향후 계산이 안될 정도의 경제적 이득을 버리고 무엇 때문에 우리 영토의 반을 중국에 공짜로 갖다 바치죠?
 
이 무슨 반민족적 매국행태입니까?
 
 
'친북좌파가 퍼준다'구요?
 
남북관계 개선을 누가 시작했을까요?
 
김대중 대통령이라고 생각하시죠? 아닙니다. 노태우 대통령입니다. 80년대 말 동구 사회주의권이 무너지고, 소련이 흔들리고, 중국이 자본주의화하면서, 냉전이 깨지니까, 남북관계를 개선해서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높이려 한 거죠.
 
노태우 대통령은 소련과의 수교를 조건으로 30억불을 '퍼주기'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민주당은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소련, 중국과 관계를 터야 북한과 얘기하기가 쉬워질 테니까요.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동안 돈이 나왔나요? 완공 후 물류에 도움이 될테니 '선투자' 했던 거죠.
 
북을 어떻게 믿냐구요?
 
신뢰는 교류를 확대해야 깊어지죠.
 
김정일 위원장이 세상을 떠났을 때 개성공단은 장례 단 하루 빼고 정상조업을 했습니다.
 
참여정부가 추진한 '시베리아 천연가스 북한관통 도입사업'을 MB께서 러시아와 합의했죠? 그거 성사되면 남북, 러시아와 국제금융기관이 상호보증을 해야 하고 그러면 역진하기 어려워지는 거죠.
 
'핵'은 어쩔거냐?
 
"대화하려면 총을 내려놓고 나와야 할 것 아니냐?"는 논리가 언뜻 그럴듯 하나, 핵은 북에게는 협상의 지렛대입니다. 그러니까 한반도 비핵화는, 정전상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 북미·북일관계의 정상화, 북의 에너지 문제와 함께, 일괄 타결해야 하는 사안입니다.
 
그런데 "포기하고 나오라"면 아예 대화를 시작할 수 없는 거지요. 도리어 대화중단 기간이 길어지니 북의 핵보유 기정사실화가 될까 두렵습니다.
 
 
'조만간 북은 붕괴할 것이다' 기대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중국이 있는 한 북은 붕괴하지 않는다"
 
누가 한 말일까요? 황장엽씨 말입니다. 한미도 혈맹이지만 북중도 혈맹입니디. 김일성이 집권했을 때, 중국은 모택동과 장개석이 내전 중이라 북이 중을 도왔고, 모택동의 장남이 한국전쟁에서 전사했기 때문에, 한미혈맹보다 더 깊은 관계일지도 모릅니다.
 
이런 국제관계 속에서 북이 붕괴한다 치면, 우리가 점령할 수 있나요? 북은 유엔에 가입된 국제법상 독립국가인데, 우리가 무슨 권한으로 북진하죠? 북진하면 중국이 가만있나요?
 
위키리크스를 보면, MB정부 관리가 미국 관계자에게 "북이 붕괴하면 미국과 한국이 손 잡고 재빨리 북진하자"는 말을 했다는 건데, 정말이지 믿기지 않았습니다. 미국 관리들이 얼마나 황당해 했을까를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결국 북의 정권이 붕괴한다면, 중국에 예속된 군사정권이 들어서고, 그러면 남북의 교류는 더 어려워지겠지요.
 
MB께서도 당선자 시절에는 김대중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남북관계 발전에 나서겠다" 다짐했지만, 못했습니다. 새누리당 지지세력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극우세력의 저항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겠지요.
 
박근혜 후보께서는 이미 경제민주화에서도 후퇴했을 뿐 아니라 대북정책에서도 MB와 차별성이 없습니다. 기대할 게 없습니다.
 
세계에서 인구 8천만에 개인소득 3만불을 넘는 나라는 딱 세개입니다.
 
미국, 독일, 일본이지요.
 
 
남북과 만주의 조선족까지 협력할 수 있다면 우리의 국력이 얼마나 커지겠습니까? 중국에 짓밟히고, 때로 일본에 능욕당한 역사가 억울해서라도, 저는 우리 민족이 힘을 합쳐 세계 속에 당당히 설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소망합니다.
 
그 토대를 문재인 후보가 만들어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것이 제가 그를 지지하는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2012년 12월 14일
트위터에서 문성근